되짚어 보니 2019년 3월 즈음 슬로울리를 시작한 것 같다.
2년 넘게 사용중이다.
단순히 재미로, 취미로 사용하는 어플 중에서는 오래 버틴 것 같다.
바로바로 피드백이 오는 SNS 보다는 느린 편지 같은 Slowly 어플이 나에게 더 맞는다.
내 경우에는, 한 번에 대여섯명 정도의 친구만 유지가 가능해서
(제1외국어이기는 하지만 영어는 모국어만큼 술술 나오지도 않고 매번 진심을 꾹꾹 눌러담아 쓰기 때문에)
연락이 끊기면 그제서야 새로운 친구를 맞고 있다.
요즘은 바빠져서 약간 소홀해지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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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편지 중 제일 오래된 것이... 6주 전?
이 친구는 조급하지는 않아서 조금 많이 답장이 늦더라도 잘 받아주는 것 같다.
그래도 답장을 해줘야지.
2주~3주 간격으로 연락하는 친구가 제일 오래된 것 같다.
벌써 생일을 두 번씩이나 챙긴 사이다.
우표를 구입하면 내가 사용할 수도 있지만 우표를 선물할 수도 있다.
우리는 생일 때마다 우표를 주고 받았다.
고맙게 잘 쓰고 있다.
곧 한국에 올 수도 있을 텐데.
어떨지 모르겠다... 기대 반 걱정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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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고 많은 관계.
이 펜팔 어플을 통해서 내가 얻고 싶은 것이었다.
나를 온전히 다 드러내지 않아도 가벼운 이야기 정도를 할 수 있고
스몰톡이 어려운 나는 연습 삼아 대화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일반적인 관심사에 내가 할 말이 별로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너무 피상적인 이야기만 하기도 하지만
관계가 서서히 멀어지기도 하고
( 서서히라기 보다는 갑자기 끝나는 게 더 맞는 것 같기도 )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어플을 탈퇴하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관계가 끊어지는 경험을 좀 해보니까
아쉬움이 남지만 약간 덤덤해지는 것 같다.
편지를 주고 받는 속도도 나에게는 중요했다.
어떤 친구에게는 일주일이 너무나 길었다고 했다.
이 펜팔 어플은 지역에 따라 편지가 오고가는 데 시간이 달리 걸린다.
같은 유럽 내의 국가나, 같은 나라에 사는 경우에는 최소 30분 정도로 금방 편지가 도착한다.
내가 경험한 최소 시간은 30분이었는데
같은 지역이면 더 짧으려나?
어쨌든, 그 친구는 내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또 늦으면 나를 차단하겠노라고 말했다.
나는 그거대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나를 차단하도록 놔뒀다.
처음에는
그럴 거면 왜 이 어플을 선택했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21세기에 이렇게 답답할 정도로 느린 소통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편지가 오는 데 이틀이 걸리는 것이 가장 오래 걸리는 편인 것 같다.
지구 반대편인 브라질이나 칠레에서 오는 편지는 그 정도 걸렸다.
인간관계가 어렵고
새로운 만남이 어색한 것도 여전하지만
만남과 이별을 받아들이고
사정이 있겠거니 생각도 해보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좀더 빠르게 알아챌 수 있게 되었다.
언제든 끊어질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고 연인이 되기도 하는 등
편지도 펜팔도
아직까지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소통 방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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