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영어로 대화하는 사람들은 어떤 말을 할까? 나도 평소에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일상적인 단어를 쓰고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지는 않는데. 영어 공부를 하다가 문득 진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해서 시작하게 된 펜팔 어플 Slowly이다.
요즘 편지를 쓰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하지만 펜팔은 편지를 주고받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펜팔의 뜻을 살펴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
펜팔 pen pal은
손글씨로 쓴 편지를 주고받는 친구
직역하자면 펜(편지를 펜으로 쓰니까.)으로 만난 친구. 과거에 외국인과 편지를 쓰며 친구가 된 사람이라는 뜻인데, 그렇게 친구가 된 사람에게 편지 쓰기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원래 펜팔에 '친구'라는 뜻이 있는데도 '펜팔 친구'라고 쓰기도 한다.
보통 외국인과 편지를 주고받는다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가정 할 때, 한 명은 외국어를 사용하게 된다. 새로운 사람과 소통하고자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펜팔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글을 통한 언어교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요즘같은 시대에 누가 편지를 열심히 쓰겠는가. 물론 나는 편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모든 소통을 편지로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편하고 쉬운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이메일도 잘 쓰지 않는 지금, 어플리케이션으로 편지 쓰는 느낌도 주는 어플을 찾았는데 바로 Slowly였다.
어플의 이름 Slowly는 '천천히'라는 뜻. 이 어플만의 특색으로 간단명료하게 이름을 붙였다. 편지를 쓰고 우체통에 넣으면 며칠은 지나야 받을 수 있다. 펜팔 세대는 그 기다릴 때의 설렘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메일(e-mail)은 편지처럼 편지지도 꾸밀 수 있기는 하지만 1초도 안 되어 도착하기 때문에 긴 카톡과 크게 다를 게 없지 않은가.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에게는 그만큼 편지가 늦게 도착한다는 것.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받는 사람은 기다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편지가 오고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보내는 사람도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1과 '카톡!' 소리를 기다리며 답장을 해야 하는 조급한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편하다. 거리에 따라 편지를 보내는/받는 시간이 달라지는데, 짧으면 국내에서 보낸 편지가 30분 만에, 길면 지구 반대편에서 이틀 만에 도착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편지 친구'를 만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굳이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관심사가 비슷한 외국인과 또는 같은 한국인과도 한국어로 대화할 수도 있겠다. 한국인을 만나고 싶다면 굳이 펜팔이 아니어도 방법은 많다. 그럼 굳이 Slowly만이 답은 아닐 것이다. 웬만한 언어는 사용할 수 있고 그 언어 사용자들을 만날 수 있으니 전세계인들과 편지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있는 점이다. 보통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말고도 다양한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
펜팔을 구하기 위해 지역 설정도 가능한데, 원하지 않는 지역으로 설정할 수도 있고 관심없는 분야도 설정할 수 있다.
10대부터 60대 그 이상까지 많은 유저들이 있어서 나이 불문하고 소통할 수도 있다. 보통은 또래를 선호하는 것 같기는 하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대화 주제보다는 서로의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대부분 언어교환을 위한 채팅앱에서는 간단히 인사와 신상에 대해서 묻고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짧은 말들 속에서 이야깃거리는 점점 줄어간다. Slowly에서는 오래 기다리는 대신 좀 더 긴 호흡으로 진지한 대화를 할 수 있고 많은 문장들 사이에서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 비교적 느긋한 마음으로 다른 세상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짧은 언어로도 충분히 소통 가능하다.
여성들이 걱정하는 이상한 남자들도 여긴 거의 없다. 편지를 주고 받는 데에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까지 그런 짓을 하긴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혹시 헌팅 등을 목적으로 하신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길. 그 때문에 한국인들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예 없지는 않는 것 같다.
보통 외국인 친구를 만들고 그 언어를 배우기 위해 펜팔을 하는데 많은 SNS를 통해서도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다. 그러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SNS 상에 올린 개인사까지 모두 공유하게 된다. Slowly 어플의 장점 중 하나는 원하는 만큼 나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내가 만든 아바타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진다. 아바타를 꾸미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인데, 전 세계인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신체적 표현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닉네임을 사용하고 성별, 나이도 원하지 않는다면 밝히지 않아도 된다.
아바타와 관심사, 대화 가능한 언어 수준 정도만 가지고도 세계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모국어를 할 수 있으니까 모국어로 대화를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오래 지속 가능한 관계가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원한다면 서로 사진을 공유할 수도 있고 마음이 맞으면 다른 SNS로 옮겨가서 대화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리즈처럼 Slowly 어플에 관해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다른 게시글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갑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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